On Classics

Why I Read the Classics

My first encounter with The Analects (Confucian Analects) was due to a mandatory course in my college department. In short, it was involuntary reading. I had heard the name "Analects," but I had never actually seen the book. It seemed difficult and archaic, so I had never dared to read it before.

As expected, as soon as I opened the book for the class, I was greeted by a dizzying array of Hanja (Chinese characters). Not a single character looked familiar to me. A wave of fear washed over me—would I actually be able to read this?

Still, I had to study. This university was the second school I had entered after four years of wandering and persuading my parents. I couldn't back down. I had to get good grades.

I began to learn the characters, looking up the countless Hanja in the dictionary one by one. Following the professor’s step-by-step lectures, I slowly started to grasp the meanings. But then, something happened. As I encountered the meaning behind each verse of The Analects, my heart began to stir. Sometimes, when I found a phrase that resonated deeply with me, I would spend the entire day lost in thought over that single line.

"Why was I born?" "Am I living this reality without any purpose?" "What on earth is life?"

The Analects threw clues at me—answers to these questions that had poked at my heart since I was very young. Although it didn't provide solutions in a perfectly structured narrative, the process of finding my own answers, like fitting puzzle pieces together, was joyful and deeply meaningful.

My worry upon opening the first chapter—"Can I really read this through?"—was unfounded. Instead, I studied hard, earned top grades in the course, and continued to read The Analects even after the class ended. More than that, I came to love it. Since then, I have moved on to reading Mencius and Zhuangzi, and I am now slowly making my way through Korean Sino-poetry and philosophy books.

Why do I read the classics? I read to survive. Just as we eat food to sustain our bodies, I read classics to sustain my mind. If I don't read regularly, my mental energy depletes before I know it, and I start living life with a "whatever happens, happens" attitude. The mind needs energy, too. The messages left by those who lived before me and struggled fiercely with life become nourishment for someone like me.

I still do not fully know the answers to my questions. I am still wandering, searching little by little. When my heart is weary, I read the words of Confucius, Mencius, and my Korean ancestors. When I cannot see the answer, these books throw me a clue.

How should I live? Why should I live? Holding onto that one slender clue—a clue that is nonetheless sturdy and tough—I gather my strength once again to live through my daily life.

왜 나는 고전을 읽는가 

처음 논어를 읽게 된 것은 대학 학과의 필수 수업 때문이었다. 결국, 비자발적인 독서였다. <논어>, 책명은 들어봤지만 한번도 본 적 없는 논어. 어렵고 고리타분할 것만 같아 단 한번도 읽기에 도전해본 적이 없었다. 역시나 수업을 위해 책을 펼치자 마자 나를 반기는 것은 어지러운 한자들이었다. 한자는 단 한 글자도 내게 익숙한 것이 없었다. 내가 과연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그래도 나는 공부해야 했다. 이 대학은 내가 4년의 방황을 거쳐, 부모님을 설득하여 두 번째로 입학한 학교였기에 물러설 수 없었다. 성적을 내야했다.

 수 많은 한자를 모두 사전을 찾아가며 글자를 익히기 시작했다. 교수님이 차근차근 이끌어 주시는 강의를 조금씩 따라가며 그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논어의 한 구절, 한 구절의 의미를 만날 때마다, 내 마음이 조금씩 꿈틀대기 시작했다. 때로 내 마음에 쏙 드는 문구를 만나면 이 구절 하나만 생각하느라 하루를 멍하게 보내기도 했다. 

 ‘나는 왜 태어났는가.’ 

‘아무런 쓸모 없이, 나는 이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가.’ 

‘도대체 삶은 무엇인가.’ 

아주 어릴 때부터 내 마음을 들쑤시던 이런 질문들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툭툭, 던져주는 것이 논어였다. 비록 기승전결에 따라 제대로 이어 제공해 주는 것은 아니었으나, 오히려 퍼즐 맞추듯 나만의 답안을 찾아가는 길이 즐겁고도 의미 깊었다.

 논어의 첫 장을 들여다보며 ‘<논어>를 잘 읽어낼 수 있을까?’ 생각했던 나의 걱정은 기우였다. 오히려 나는 열심히 공부하여 논어 과목에서 최상위 성적을 내었고, 학과 수업이 끝난 뒤에도 꾸준히 논어를 읽었으며 더 나아가 논어를 사랑하게 되었다. 이후, <맹자>를 읽고, <장자>를 접했으며 한국 한시와 철학 서적까지 손을 대어 조금씩 읽어나가고 있다. 

 고전을 왜 읽는가? 살기 위해서 읽는다. 몸을 건사하기 위해서 음식을 먹듯, 마음을 지탱하기 위해서 고전을 읽는다. 정기적으로 읽지 않으면 어느샌가 내 심력은 고갈되어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살아가게 된다. 마음에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나보다 앞서 살았으며 삶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분들이 남긴 메시지는, 나와 같은 이에게 자양분이 된다.   

 지금도 나는 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여전히 조금씩 방황하며 찾아가는 중이다. 마음이 지칠 때면, 논어와 맹자와 한국 선조들의 생각이 담긴 글들을 읽곤 한다. 답이 보이지 않을 때, 이 책들은 내게 실마리를 던져준다. 어떻게 살아야할지. 왜 살아야 할지. 그 실낱같은 실마리를 하나, 그러나 튼튼하고 질긴 그 실마리를 하나 붙잡고, 나는 다시 힘을 내어 일상을 살아간다.